'검은콩 이야기'에 해당되는 글 28건

  1. 2010.07.01 상처 많은 여자
  2. 2010.06.28 똥.떵.어.리
  3. 2010.06.26 청소기의 등장과 서러운 고양이
  4. 2010.06.22 책상 위의 고양이
  5. 2010.06.19 백신 부작용
  6. 2010.06.09 아침형 고양이
  7. 2010.06.06 꿈같은 이야기
  8. 2010.06.03 2010/06/03/Thu 1


  어제 오늘 리태가 내게 남긴 흔적들.
  놀이에 심취하다 보면 가끔 저런 일도 생긴다.

'검은콩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의사표현이 확실한 고양이  (0) 2010.07.04
고마운 방해  (0) 2010.07.03
똥.떵.어.리  (0) 2010.06.28
청소기의 등장과 서러운 고양이  (0) 2010.06.26
책상 위의 고양이  (0) 2010.06.22
Posted by 콩벌레요괴
:

똥.떵.어.리

검은콩 이야기 2010. 6. 28. 16:35 |


  새벽즈음에 리태가 장판을 사악사악 긁는 소리가 들리길래 '이놈이 뭘 덮으려고 저러나..'하고 무심히 지나쳤는데 아침에 일어나보니 방바닥에 응가 알갱이가 몇 알 굴러다니고 있었다...똥꼬에는 똥덩어리도 하나 달랑달랑 달고서..
  이녀석이 머리카락을 삼켰는지 응가가 머리카락에 매달린채로 똥꼬에서 시계추마냥 달랑달랑ㅎㅎㅎ

'검은콩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고마운 방해  (0) 2010.07.03
상처 많은 여자  (0) 2010.07.01
청소기의 등장과 서러운 고양이  (0) 2010.06.26
책상 위의 고양이  (0) 2010.06.22
백신 부작용  (0) 2010.06.19
Posted by 콩벌레요괴
:


  청소기를 하나 구입했다. 지금까지 살면서 청소기의 필요성을 크게 느끼지 못했는데 예상치도 못한 곳에서 청소기를 사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리태 때문이다.

  고양이는 개보다 털이 더 많이 빠지는 짐승이다. 그 점은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었기 때문에 충분히 숙지하고 있다. 또한 그 점이 내가 리태 - 올블랙 고양이 - 를 선택한 이유이기도 하다. 나에게는 검정색 옷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 리태는 아직 털이 빠지지 않는다. 보통 고양이는 4개월이 넘으면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털을 뿜는다고 한다. 우리 리태는 이제 2개월 반이고 아직 털이 빠진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그럼에도 이 시점에 청소기를 구입한 이유는, 물론 장차 리태가 크면 당연히 청소기를 사용해야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리태를 빗자루에 덤벼들기 때문이다.

  리태는 기성품 장난감에 별로 반응하지 않는다. 리태가 좋아하는 장난감이라는 것들이 종이를 구겨서 운동화끈에 매단 것, 종이접기로 만든 공, 빵 끈, 병뚜껑 정도이다. 엄마손표 가난한 장난감에 열광해 주는 것이야 매우 고맙지만 문제는 리태가 정말 좋아하는 장난감이 바로 빗자루라는 것이다. 내가 비질을 시작하면 저 멀리서 납작하게 엎드려 궁둥이를 씰룩거리다가 빗자루를 덥치는 행동을 매우 좋아한다. 그래서 비질이 매우 어렵다. 빗자루에 매달려 빗자루털을 씹고 뜯고 맛보고 즐기고 하고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먼지를 쓰레받기에 담아놓으면, 리태는 매복을 한답시고 쓰레받기 위에 엎드려 빗자루를 공격할 준비를 한다는 것이다ㅠ 덕분에 열심히 쓸어놓은 먼지는 다시 리태 몸에 붙어 더 멀리 더 빠르게 퍼진다...

  오늘, 인터넷으로 주문한 청소기가 도착해서 뚝닥뚝닥 조립하여 시험 가동을 해보았다. 고양이들이 청소기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은 잘 알고 있었지만 이건 너무 웃기는 경험이다. 청소기 소리에 놀라 책상위로 후다닥 뛰어 올라가 숨더니 청소를 끝내고 나서부터는 세상에서 가장 서러운 목소리로 울기 시작했다. 이건 리태의 발톱을 깎으려 할 때와 내가 밖에 나갈때 내는 바로 그 소리다. 정말정말 청소기가 싫다고 강하게 어필을 하는 것이다.

  그래도 어쩌겠니 아가, 네녀석이 책상 밑이며 싱크대 밑이며 구석까지 들어가 끄집어 낸 먼지는 정말 상당하거든.

'검은콩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상처 많은 여자  (0) 2010.07.01
똥.떵.어.리  (0) 2010.06.28
책상 위의 고양이  (0) 2010.06.22
백신 부작용  (0) 2010.06.19
아침형 고양이  (0) 2010.06.09
Posted by 콩벌레요괴
:


  간만에 책상을 정리했다. 리태가 저도 고양이라고 슬슬 책상 위로 올라오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작지 않은 책상이지만 워낙 물건을 아무렇게나 쌓아놓고 사는 편이라 리태까지 올라가 돌아다니니 정신없기도 하고 또 위험해보이기도 해서 근 삼개월만에 책상정리를 감행했다. 책상 정리를 하는김에 수납공간 한 곳을 아예 비워서 담요를 깔아두었다. 앞으로 내가 책상에 있는 동안 리태가 가까운 곳에 있었으면 하는 마음에서.




  자기 자리인줄은 알았는지 금방 들어가 자리를 잡는다. 저러다가는 나와서 내 무릎에 자리를 잡고 잠이 들었다. 따뜻하다. 오랜 바람이 하나씩 실현되어가고 있다.






'검은콩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똥.떵.어.리  (0) 2010.06.28
청소기의 등장과 서러운 고양이  (0) 2010.06.26
백신 부작용  (0) 2010.06.19
아침형 고양이  (0) 2010.06.09
꿈같은 이야기  (0) 2010.06.06
Posted by 콩벌레요괴
:

백신 부작용

검은콩 이야기 2010. 6. 19. 02:10 |



  사무실에 있는데 해녀에게 전화를 해와 리태가 다리를 전다는 말을 해주었다. 퇴근하자마자 집으로 달려가보았더니 리태는 확실히 약간이지만 오른쪽 뒷다리를 절고 있었다. 하지만 저는 다리를 만져보아도 아픈 기색이나 피하려 하지는 않았고, 식사량도 그대로였으며 화장실도 여전히 제대로 사용하고는 있었다.

  지난주에 1차 접종을 시작할 때 의사선생님께서 간혹 백신 부작용으로 아이가 기운이 없다거나 다리를 조금 절 수 있다고 하신 것이 생각났다. 하지만 접종을 한 지 일주일이나 지났는데 부작용이 이제야 일어날까 싶어 병원에 전화를 해 상황을 설명하였더니, 일주일이면 충분히 백신 부작용으로 볼 수 있으며 일단 하루정도는 아이의 행동을 살피라 하셨다. 하루 이틀정도면 상태가 회복될테니, 지켜보다가 하루가 지나도 나아지지 않으면 그때 내원하라 하셨다.

  일단 리태가 다리를 저는 것 외에 다른 것은 모두 정상이었고, 다리를 저는 정도도 매우 미약한데다가 아파하는 것 같지는 않았기에 의사선생님 말씀대로 하루는 기다려보기로 했다. 물론 온갖 걱정은 듬뿍 짊어지고...

  이랬던 것이 퇴근하고부터 약 두시간정도, 리태는 밥 한번 먹고 화장실 한번 가고 누운채로 공놀이를 조금 하다 잠들었고 나는 그제야 화장도 지우고 늦은 저녁도 먹고 자리에 누워 리태만 쳐다보았다. 리태는 독일vs세르비아 전이 끝날 때쯤 일어나 레이저 포인터의 유혹이 빠져....

  날아다니고 있다-_-

'검은콩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청소기의 등장과 서러운 고양이  (0) 2010.06.26
책상 위의 고양이  (0) 2010.06.22
아침형 고양이  (0) 2010.06.09
꿈같은 이야기  (0) 2010.06.06
2010/06/03/Thu  (1) 2010.06.03
Posted by 콩벌레요괴
:


  내 리태는 아침 일찍 일어나는 부지런한 고양이다.
  주말에 녀석을 집에 데리고 와서 월요일이 되어 출근해야했던 날부터, 하루종일 혼자 있게 해야해서 미안한 마음에 조금 일찍 일어나 놀아주었더니 그것이 습관이 되었는지, 아니면 이렇게 일찍 일어나는 녀석들도 있는건지
  내 리태는 지난주까지는 다섯시 반이 되면 어김없이 일어나 나를 깨웠다. 머리카락을 물어뜯거나 손가락 발가락을 잘근잘근 씹기도 했으며 급기야는 이불에 오줌테러를 감행하기도 했다(오줌테러는 나를 깨우기 위해서라기보다 아직 화장실 가리기가 완벽하지 않기 때문이라 생각된다.).
  그러던 녀석이 이번 주 들어와서는 일어나는 시간이 빨라졌다. 월요일은 다섯시, 화요일은 네시 반이더니 오늘은 네시가 되어서부터 일어나 온 식구들을 깨우기 시작했다.

  리태는 먼저 내게 뽀뽀를 한다. 까슬한 혓바닥으로 내 얼굴을 고루 핥아준다. 까슬하긴 해도 리태의 뽀뽀에 기분이 좋은 나는 일어나기보다 오히려 더 깊은 잠에 든다. 그러면 리태는 다음 목표를 공략한다. 바로 미남이다.

  우리 미남이는 자신과 사람을 제외한 모든 동물에게 친절하지 않다. 그렇다고 일부러 찾아가서 괴롭히거나 못살게굴지는 않는데 상대방이 가까이 오면 으르렁대거나 몸으로 밀어낸다. 리태에게도 마찬가지다. 겁도, 기억력도 없어뵈는 리태는 어제의 미남의 반응을 까먹고는 또 미남에게 들이댄다. 엉덩이에 '왕!' 하고 달려들어 깨무는 것이다. 그럼 미남은 엄청난 소리로 리태에게 위협을 가하는데(물거나 하진 않는다. 그저 경고음일뿐.) 그때가 되면 온 식구가 모두 일어난다.
  오늘 아침도 미남이의 무시무시한 경고음에 오히려 내가 놀라서 '살려주세요'를 외치며 일어났고 동생도 미남을 말리기 위해 일어났으며 똥개는 시끄러움에 일어났다.

  리태는 미남의 위협에도 전혀 주눅이 들거나 겁먹지를 않는다. 이번에는 똥개에게 달려든다. 으르렁대기는 똥개도 마찬가지다. 우리 똥개는 딱히 리태를 귀찮아하지는 않지만 아침에는 예민한 녀석이다. 잠이 덜 깼을때는 사람이 만지는 것도 썩 내켜하지 않아서 가끔은 으르렁대기도 한다. 그런 똥개니, 리태가 달려들면 낮게 경고음을 내거나 피하기 바쁘다. 그때가 되면 내가 나서야 한다. 내게도 소중한 똥개가 예민한 아침시간 만큼은 누구보다 편안하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이제 나는 리태와 공놀이를 한다. 리태가 오직 공에만 집중하게끔 이리 굴리고 저리 굴리고 던지고를 반복하다보면 어느새 내 잠도 깬다. 그렇게 나는 아침형 인간이 되어가고 있다.

'검은콩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청소기의 등장과 서러운 고양이  (0) 2010.06.26
책상 위의 고양이  (0) 2010.06.22
백신 부작용  (0) 2010.06.19
꿈같은 이야기  (0) 2010.06.06
2010/06/03/Thu  (1) 2010.06.03
Posted by 콩벌레요괴
:


어릴적 나는 분명,
어두운 밤길에 마주치는 고양이의 번쩍이는 눈빛이
갓난아기의 그것과도 같은 고양이의 울음소리가 무서웠던 사람인데

그것이 정확인 언제부터인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언제부터인가 고양이를 짝사랑하고 있었다.
독립만 하면,
직업만 가지면,
그렇게 십년이 조금 안되는 시간을 기다려

리태가 나와 같은 공간에 있다.

참 꿈같은 이야기.


'검은콩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청소기의 등장과 서러운 고양이  (0) 2010.06.26
책상 위의 고양이  (0) 2010.06.22
백신 부작용  (0) 2010.06.19
아침형 고양이  (0) 2010.06.09
2010/06/03/Thu  (1) 2010.06.03
Posted by 콩벌레요괴
:

2010/06/03/Thu

검은콩 이야기 2010. 6. 3. 23:13 |


  고양이는 정말이지 경이로운 생명체다.


  리태는, 나의 리태는 하루하루가 놀라움 그 자체다.
  처음 데리고 온 날 걷는 모습도 어설프던 녀석. 내 품에서 발발 떨고만 있었다. 물론 그렇게 발발 떨게 만든 장본인은 나였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느새 내 품에서 잠이 들기도 했었다. 그날은 한쪽 눈에 눈꼽도 한가득 껴있었다.
  밤에 자려고 누웠다. 저만치 구석에 있던 리태가 어느새 내 옆으로 다가와.....내 얼굴을 밟고 지나갔다-_- 벽에 비친 자신의 그림자와 잠깐 씨름을 하기도 했다.

  둘째날. 눈꼽은 감쪽같이 사라졌고, 먹기는 또 얼마나 잘먹는지 한두시간 자다 일어나면 우선 사료부터 몇알이라도 먹고 놀다가 다시 한두시간 자고, 또 일어나면 밥그릇부터 찾기를 반복했다. 첫날 간단한 검진을 위해 찾은 병원에서 의사선생님께서 사료는 매회 서른알 정도를 하루에 세번씩 주라고 하셨지만 리태는 그정도로는 아쉬워하는 눈치였다. 한참을 밥그릇앞에 앉아있었으니까..
  그리고 둘째날부터는 리태가 내 옆에 와서 자기 시작했다. 분명 잠이 들때는 저만치 책장 밑칸 구석에 숨어들어 있었는데 자다가 깨보면 내 옆에 있었다.
  또, 둘째날부터 리태는 자다가 깨면 나를 찾기 시작했다. 리태가 잠자리로 선택한 곳은 책장 맨 밑 구석인데 거기 숨어 한두시간 자다가 깨면 울면서 나를 찾는다. 내가 대답을 하면 일어나서 기지개를 쭉 켜고는 내게 종종종종 걸어왔다.
  내가 누워 티비를 보는데 리태가 저쪽에서 사냥감을 노리는 자세로 나를 빤히 쳐다보고 있었다. '오호 이놈봐라' 싶어서 어떻게 하나 쳐다보았더니 슬금슬금 낮은 자세로 나를 향한다. 그러더니 내 안경알에 앞발을 척 올려놓았다. 안경알에 제 모습이 어른어른 비치는 것이 신기했나보다.

  셋째날, 월요일. 리태를 두고 출근을 해야 했다. 나는 아침 다섯시에 일어나 리태에게 밥을 먹이고 한바탕 놀아주었다. 내가 나갈때즈음에는 잠이 드는것이 낫지 않을까 싶었으니까... 물그릇에 새 물을 받아주고, 밥그릇에서 점심에 먹을 양을 챙겨주었다. 의사선생님은 아직 이맘때는 자율급식은 어려울거라 했지만 방법이 없다. 나는 출근해야하니까.
  출근해서는 하루종일 싱글싱글 웃다가 심각해지다가를 반복했다. 리태가 꼬물락 거리는 모습을 떠올리면 자연히 웃음이 나는데 혹시 내가 없는동안 빨래 건조대가 넘어진다면, 집에 도둑이라도 든다면, 불이 나면 어떡하나하는 걱정들을 하느라 이내 심각해졌다. 다섯시부터 엉덩이가 들썩이고 여섯시가 땡!하자마자 집으로 날아왔다.
  리태는 내가 방문을 열자 울면서 뛰어오더니...내 몸을 엉금엉금 타고 올라와 내 멱살을 잡았다-_-;;
  출근할 때 놓아둔 사료는 깨끗이 비워져 있었고, 새 물과 사료를 주자 '바로 이거야!'라는 듯이 사료를 흡입하더니, 드디어 우리집에서의 첫 응가도 보았다! 누가 고양이 아니랄까봐 모래로 응가를 덮는 시늉을 하는데 아직은 어설프다. 앞발로 모래를 열심히 긁어서 뒷발을 덮더라ㅎㅎㅎ 여튼 나는 리태의 첫 응가를 보고 덩실덩실 춤을 추었다.

  넷째날. 리태는 뛰기 시작했다. 첫날은 걷는것도 어설프던 녀석이 달리기도 하고 내가 방을 빗자루질하고 있으면 빗자루를 향해 몸의 털을 곧추세우고 사이드스텝도 보여줬다. 오늘이 다르고 내일이 또 다른 리태의 모습이었다.
  아직 주문한 장난감이 오지 않아 구긴 종이를 운동화끈에 매단 가난한 장난감에는 또 얼마나 열광을 해주던지. 고양이 낚는 재미가 쏠쏠하다.

  다섯째날. 선거일. 휴일. 주문한 고양이 용품이 왔고 로프를 의자 다리에 감아 스크래처를 만드는 동안 리태는 내 다리를 베고 누워서 로프를 가지고 열심히 장난질이었다.
  먹는 양도 많이 늘었다. 이제는 한번에 마흔에서 쉰알 정도의 사료를 먹고 트름 한번 시원하게 내뱉으면 아깽이답게 똥고발랄하게 뛰어논다.
  집에 엄마와 막내동생이 왔다 갔다. 고양이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엄마지만 우리 리태는 예쁘다고 하신다.
  잘때는 이제 당연하게 나의 옆자리다. 내가 베개를 베고 누우면 리태는 내 머리카락을 가지고 한참을 장난치다가 내 어깨와 목 사이에 둥글게 자리를 잡고 누워 잠든다. 그렇게 우리는 체온을 나눈다. 이럴때 리태에게 손이라도 갖다대면 바로 골골송이 시작된다. 웃긴것이 뛰어 놀다가도 내가 잡아다 쓰다듬으면 눈을 지그시 감고 굴굴굴굴거리고 있다.

  오늘. 여섯째날. 한시간 일찍 퇴근해서 집에 왔다. 리태 화장실에서 맛동산도 캐고 감자도 캤다. 의사선생님이, 아이가 아직 어려서 화장실 입구가 높을테니 책같은 걸 받쳐주라고 했지만 내 고양이 리태는 셋째날부터 받침대 없이도 화장실을 들락거렸다. 그리고 자율급식도 가능해졌다. 사료를 조금 많이 줬다 싶으면 어김없이 남겨두었다가 나중에 먹는다. 강아지들처럼 배부른것도 모르고 먹어대다 짜구날까봐(ㅎㅎㅎ) 걱정했는데 이제 그런 염려는 없다.

  리태는 지금 내 발등을 베고 누워 자고 있다. 너무 사랑스럽다. 꼭 이렇게 나의 신체의 한 부분을 점유하려고 한다.
  잠이 들까말까할 때에는 내 눈을 보면서 뭐라뭐라 말도 한다.
  장난감도 몇개 사주었는데 아직은 내 다리와 빗자루를 더 좋아한다. 가만히 자다가도 갑자기 내 종아리며 허벅지를 깨문다.


  고양이는 정말이지 경이로운 생명체다.
  나에게 온지 일주일도 되지 않아 나를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으로 만들었다.
 

'검은콩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청소기의 등장과 서러운 고양이  (0) 2010.06.26
책상 위의 고양이  (0) 2010.06.22
백신 부작용  (0) 2010.06.19
아침형 고양이  (0) 2010.06.09
꿈같은 이야기  (0) 2010.06.06
Posted by 콩벌레요괴
: